허블 법칙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은 1929년에 아주 놀랍고 중요한 우주 법칙을 발표했다. 허블 ㅍ법칙의 요점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팽창'이 어떤 의미인지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주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주에 서로 멀리 떨어진 임의의 두 점이 있다고 가정하다. 우주가 팽창한다면 임의의 두 점은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더 빠르게 멀어진다. 예를 들어보면 더 알기 쉽다. 풍선 표면에 여러 개의 점을 찍고 그 점들이 우주 속의 천체와 은하라고 가정할 때, 풍선을 크게 불수록 모든 점들 사이 간격이 점점 멀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허블은 어떻게 우주의 팽창을 발견했을까? 허블은 우주망원경으로 20개가 넘는 은하들을 관측하던 중 모든 은하들이 우리와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르게 멀어지고 있는 현상도 발견했다. 허블은 이 사실을 근거로 우주가 팽창한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더불어 이를 토대로 허블 법칙을 제시했다. 허블상사는 약 70km/(s.Mps)이다. 파섹은 거리의 단위로 약 3.26광년이다. 허블상수에 따르면 우리로부터 약 3.26광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은하는 1초에 약 70킬로미터의 속도로 우리로부터 멀어져 간다. 이쯤에서 '우주는 무엇 때문에 팽창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길 것이다. 풍선을 예로 들어보자. 풍선이 팽창하는 이유는 간다 하다. 누군가가 풍선을 불었기 때문이다. 즉 풍선이 누군가에 의해 초기 원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현대 과학자들은 보편적으로 우주 팽창의 초기 원동력이 빅뱅에 의해 생겼다고 받아들인다. 헝가리 천문물리학자 조지 펄은 1992년 우주의 팽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우주 가속 팽창 이론을 발표했다. 빅뱅이론으로는 우주의 팽창을 설명할 수 있으나 우주의 가속 팽창을 설명하기 어렵다. 풍선을 예로 들면 풍선이 팽창할수록 계속 공기를 불어넣으려면 더 힘이 든다. 그런데 우주는 마치 송풍기가 장착된 풍선처럼 팽창할수록 점점 더 힘이 세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의 가속 팽창에 필요한 에너지는 어디에서 생겼을까?
우주 팽창에 필요한 에너지: 암흑에너지
지금까지 나온 물리학 이론으로는 우주 가속 팽창의 원인을 설명할 수 없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암흑에너지'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암흑에너지는 과연 무엇인가? 바로 우주의 가속 팽창을 일으키는 에너지이다. 암흑에너지라 부르는 이유는 그것이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관측 기기로 관측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현대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암흑에너지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암흑에너지는 과학자들이 우주 팽창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개념이다. 암흑에너지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우주 공간의 에너지양과 물질량의 약 68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암흑에너지의 개념으로 일부 우주학 관련 문제를 설명할 수는 있다. 그러나 우주팽창 현상을 제의한 다른 현상에 대해서는 그다지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을 수 없다.
우주의 나이
우주에 나이에 대해 찾아보자. '우주의 크기는 유한한가, 아니면 무한한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인류가 현재 내놓을 수 있는 답은 '우주는 크기가 유한하다. 끊임엇이 팽창한다'이다. 우주의 크기가 유한하다면 뉴턴이 맨 처음 했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가? 즉 무엇 때문에 우주 공간에 있는 천체들은 만유인력 법칙에 따라 한 곳으로 모이지 않는가? 허블 법칙을 적용하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우주 공간에 있는 천체들이 만유인력 법칙에 따라 한 곳으로 모이지 않는 이유는 우주 팽창 효과가 만유인력 효과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이 만유인력에 따라 중심점으로 모이려는 경향을 가지지만 천체들은 한 곳으로 모이지 않는다. 오히려 천체들 사이의 간격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우주가 무한히 오랫동안 존재해 왔는가?'라는 문제를 살펴보자. 올베르스는 뉴턴의 우주 무한대 주장을 기반으로 '우주는 유한히 긴 시간 동안 존재해 왔다'는 결론을 유도해 냈다. 뉴턴의 우주 무한대 관점이 틀린 것으로 입증됐으니 '우주가 무한히 오랫동안 존재해 왔는가?'라는 문제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대 물리학은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이라고 확실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주의 나이는 어떻게 알아냈을까? 우주의 나이는 허블우주망원경의 천체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알아낸 것이다. 과학자들은 우주의 전자기파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허블상수는 알아낸 다음 우주 팽창 속도를 역으로 계산하여 우주의 크기가 0이 될 때까지의 시간을 계산했다.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 가능한 최대 한계가 지구에서 약 138억 광년 떨어진 곳이었으며, 더 멀리 떨어진 곳은 관측 불가능했다. 빛이 지구로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따라서 아무리 길어도 138억 년이다. 지구에서 138억 광년보다 멀리 떨어지 천체들의 빛은 지구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빛이 지구까지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은 곧 우주가 존재한 시간이다. 이로써 우리는 이번 장 첫머리에 나온 두 가지 궁극적인 질문의 답을 얻었다. 즉 우주의 크기는 유한하고 우주는 끊임없이 가속 팽창하고 있다. 또 우주는 유한한 시간 동안 존재해 왔고 우주의 나이는 약 138억 년이다. 우주의 크기가 유한하다면 과연 얼마나 클까? 우리가 138억 광년 떨어진 곳까지 볼 수 있다고 해서 우주의 반지름이 138억 광년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천체들의 빛은 광속으로 138억 년 동안 날아서 지구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최초의 별들은 계속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주의 반지름은 138억 광년보다 훨씬 크다. 과학자들의 계산 결과에 따르면, 우주를 커다란 구체라고 생각할 경우 우주의 지름은 약 940억 광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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